모스크바, 천년의 시정(詩情)을 전하는 단톡방

WKNS 구자환 회장은 10여 년 전 베이징 왕푸징서점 방문 시 구입한 '중국고시정품삼백수(中國古詩精品三百首)'에 실린 시들을 현재 모스크바 스키교실 회원들과 날마다 공유하고 있다. 이 책은 중국 고전문학 영어 번역의 대가 쉬위안충(許淵冲, 1921~2021) 교수가 번역한 것으로, 주대부터 청대까지 약 3,000년에 걸친 중국 명시 300수를 한·영 대조로 엮은 베이징대학출판사 간행본이며, 현재는 절판되어 구하기 어렵다.
[겨레일보 편집부] 어려운 한자, 그보다 더 어려운 한자로 된 천년이 넘는 옛 한시의 세계를 한국어로 쉽게 풀어 설명하는 모스크바 동호인 단톡방이 화제이다.
거대한 대륙, 모스크바 겨울의 광활한 눈밭을 즐기는 한인사회의 특출난 모임인 스키교실은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어 오면서도 모스크바 한인들의 가족건강을 지키는 수호처로 수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 1년동안은 몸의 건강뿐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올리는 옛 고전 한시를 통해 정신적 건강도 챙기고 있어 회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국제정세와 빡빡하게 돌아가는 모스크바 상황 속에서 한 모금 신선한 공기를 전하기 위해 최근의 시 하나를 소개한다. 시는 '그리움과 열매'를 매치시켜 작가의 정감을 전달하는 놀라운 시구를 보여주고 있다. 천년을 넘어서도 시라는 문자를 통해서 그 정감을 그대로 얻을 수 있다는 것에 회원들은 감사함을 전하고 있다.
王維 《相思》
왕유 《상사》
紅豆生南國,春來發幾枝。
홍두생남국,춘래발기지。
願君多采擷,此物最相思。
원군다채힐,차물최상사。
LOVE SEEDS
Wáng Wéi (699–761)
Red berries grow in southern land.
How many loads in spring the trees!
Gather them till full in your hand;
They would revive fond memories.
왕유 (王維, 699–761)
붉은 열매 남쪽 땅에서 돋았다 하니
봄바람 불면 몇 가지에서 피어날꼬
그대여, 많이도 따가시게,
이 열매엔 내 그리움이 가득하니
*** 당나라 시인 왕유
당나라 시인 왕유(王維, 701~761년)는 이백, 두보와 함께 당나라의 3대 시인으로 꼽히는 대표적 문인이다.
시불(詩佛)과 산수 시인: 불교에 깊이 심취하여 '시불'이라 불렸으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고요함,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고 여유롭게 묘사한 산수전원시로 유명하다.
시중유화(詩中有畵):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는 극찬을 받은 인물이다. 시인뿐만 아니라 당대 최고의 화가이자 음악가, 서예가로도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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